‘업(業)’과 ‘에세이’

회의는 회사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WIKILOG 2022. 9. 2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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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회의에 대해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우연한 기회로 시리즈 A, B, C 과정의 스타트업을 모두 경험하면서 정말 많은 회의를 참여했습니다.

회의를 하면서도  "뭐하는거지?" 란 회사도 있었고, "이게 진짜 회의지!" 라는 곳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회의는 회사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의 문화만 잘 만들어도 안 나갈 사람이 나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1. RSVP(Please Response)는 습관화하자.

회사에서 정말 바쁠 때는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일해본 적이 있습니다.

회사 자체가 중요한 시기였고 항상 논의해야 할 것들로 가득차 있다보니 하루에 거의 7시간은 회의였었고 일주일 내내 최소 36 ~ 40시간 가량을 회의를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한 가지 놓치지 않을려고 했던 것은 RSVP 입니다.

RSVP는 회의를 준비한 사람부터 회의를 참석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중요한 정보입니다.

회의 주최자는 당연히 의사결정자인 A가 참석할 것이라 생각하고 회의를 잡았는데 A가 참석인지 불참인지 답장을 안해준다면 다음 액션 플랜으로 넘어가기 어렵습니다.

또한 본인 스스로 판단해서 '나는 의사결정자가 아니니 안 들어가도 돼' 혹은 '나를 왜 초대했지? 무슨 회의지? 답장 안할래'라는 생각으로 RSVP 자체를 안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주최자는 참석자의 모든 의견을 종합해 듣고자 회의를 초대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왜 초대되는 미팅인지 모른다면 직접 주최자에게 왜 초대했고 회의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 후 RSVP를 해야 합니다. 이 또한 회사 생활에서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입니다. 

 

 

2. 회의 주최자와 참석자를 구분하자.

수많은 회의를 하면서 느낀 점은 회의는 역할극이라는 것입니다.

같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정리해서 의견을 물어보고 그 다음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것이 회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정리해서 이야기하는 주최자와 내가 생각하는 의견 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다른 사람의 의견 등을 전달하는 참석자로 구성이 됩니다. 만약 각각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을 경우 아마 다음 날 똑같은 회의를 또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회의 주최자의 경우

- 회의는 항상 목적과 목표이 있어야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참석자들은 어떤 회의인지 크게 관심이 없을 수 있고, 내가 왜 참석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당연합니다. 회의를 하기 전까지는 주최자가 일할 때 혹은 주최자만 알고 있는 회사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주최자가 해야할 일은 이러한 문제를 같이 논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가 회의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주최자가 최종적으로 얻어가야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공유하여 회의 시 논점이 흐려지는 것을 방지해야 합니다.

- 회의록은 아무리 늦어도 하루 전에 미리 보내야 합니다.

미팅 전 반드시 어떤 회의를 할 것인지, 현재 어떤 문제가 있는지 회의록을 작성해 회의 전 날 미리 공유해야 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참석자들은 내가 왜 참석해야 하는지 어떤 내용이 오갈지 모르는 상태로 오게 됩니다. 회의 때 이야기할 내용이 팀원의 의견을 반영해야 할 수도 있고, 사전 조사가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회의록은 아무리 늦어도 하루 전에 미리 보내야 합니다. 

- 모두가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회의를 하는 도중 가만히 사람들을 관찰해보면 이미 우리가 알면서도 모르는 놀라운 사실 하나를 깨닫는데 말하는 사람만 말한다입니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있듯 한 사람만 말할 경우 아무리 합리적인 결정이라 하더라도 추후에는 꼭 말이 나오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말할 수 있도록 조율해야 합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말해서 이도 저도 아닌 결론을 내라는 것이 아닌 모두가 생각하는 합리적인 방법을 찾는 환경을 만든다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 계속 말 안하는 사람을 보다가 안건 마지막에 할 말이 없는지, 결정된 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추가로 묻는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꽤나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회의 참석자인 경우

- 최소한 회의록은 읽고 들어가야 합니다.

회의 참석자의 가장 중요한 일은 회의록은 반드시 읽고 들어가자입니다. 정말 중요합니다. 회의록을 통해 이 회의에 내가 참석해야 하는지, 참석해야 한다면 나에게 어떤 말을 해야하는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람은 구두로 말하는 것보다 글을 작성해서 의견을 정리하는 것에 더 익숙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의록을 읽고 참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내 시간이 아깝듯 주최자의 시간 또한 회의록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합리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참석자로 회의를 들어가보면 주최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고, 얼른 끝나고 나갔으면 하는 마음이 샘솟습니다. 그러다보니 무조건 정답을 찾으려 합니다. 또한 내 말만 하게 됩니다. 정답을 찾는 순간부터 다같이 방법을 찾는다라는 마인드에서 내 경험에 비추어 정답을 찾는다로 바뀌게 됩니다. 내 경험이 정답이고 그 말대로 했을 때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우리가 회의를 하는 이유는 정답을 찾고자 함이 아닙니다. 스타트업 기준으로 정답이 오너의 마음이다라고 생각한다면, 그 회사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회사 업무에 정답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 합리적이라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고 같이 이끌어 나가는 것이 회의 때 참석자들이 가져야 하는 마인드입니다.

- 지방 방송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앞에서 선생님이 수업하는데 친구와 떠들었습니다. 정말 작게 말했다 생각했는데 옆 자리 친구며, 건너편 친구며, 심지어 선생님까지 다 알고 혼냅니다.

회의를 하다보면 '이거 나만 모르나? 이렇게 하면 A팀한테 일 더 가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고 옆 자리에 앉은 A팀에 작게 문의하게 됩니다. 이 또한 앞선 사례와 마찬가지입니다. 회의를 할 때 궁금한 것이 있다면 당당히 모두가 들리도록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의를 하는 이유는 모두가 동일선 상에서 문제를 이해하고 이를 다같이 해결하고자 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 방송은 최대한 자제를 해야하며, 오히려 모두에게 이야기해 추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 회의 중간에 나가지 말아야 합니다. 나가야한다면 사전에 주최자에게 양해를 구해야 합니다.

진짜 이런 케이스는 정말 드물긴 했는데 회의하다 나가시는 분이 있긴 했습니다. 심지어 전화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다른 회의가 잡혀있다면 중간에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럴 경우 사전에 주최자에게 양해를 구해 시간되면 조용히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는 회사에서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서로에게 지켜야 할 것들은 지켜서 안 만들어도 될 적을 만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3. 재택 하는 사람이 있다면 모두가 온라인 회의에 참석해서 캠을 켜자.

풀재택이 되는 회사 2곳을 다닌 적이 있는데 두 회사의 회의 분위기는 정반대였습니다. A 회사는 재택 중 회의를 했음에도 내가 재택이라는 것을 느낄 수 없었고, B 회사는 재택을 하면 안되겠다 싶을 정도로 회의가 있으면 회사에 출근하였습니다. 물론 회사, 구성원이 다르긴 하지만 저는 가장 큰 차이점으로 카메라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A 회사의 경우 한 사람이라도 재택을 하면 모두 구글 밋으로 접속하여 카메라도 켜고 화면 공유도 했던 반면, B 회사는 모두가 다 카메라를 켜지 않았고 회의 중 한 사람만 접속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두 회의 결과는 당연히 A 회사의 회의가 좋았으며, 성과도 더 높았습니다.

대화라는 것이 사람의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기본이다보니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으면 본인도 모르게 다른 일을 하게 되고, 표정을 읽을 수 없다보니 더 이해하기 힘들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크게 문제가 없다면 모두 온라인 회의에 참석해 카메라를 켜고 회의를 진행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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